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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2 포스터
듄2(DUNE)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소설 프랭크 허버트의 동명의 대하소설(1965)을 바탕으로 한 SF 영화  '듄(Dune)'은 최근 몇 년 간 가장 주목받은 영화 중 하나입니다. 방대한 스케일과 복잡한 인물 관계, 독특한 설정으로 많은 팬을 끌어모으고 있으나 그것이 진입장벽으로도 작용합니다.

 

이 영화의 세계관은 그 깊이와 복잡성 때문에 백과사전이 있을 정도로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그만큼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점도 많습니다. 

 

'듄'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재미있게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이 정도만 알면 영화를 보는데 큰 거부감이 없을 정도로만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듄: 파트 2] 티저 예고편

 

 

1. 듄의 키워드 '스파이스(spice)'

2. 스파이스 독점 공급 회사 '초암공사(C.H.O.A.M)' 

3. 황실, 랜드스라드, 우주조합 - 듄의 3대 세력

4. 아라키스의 부족 '프레멘'

5. 베네 게세리트 와 퀴사츠 해더락

6. 아트레이데스 가문과 하코넨 가문

 

   1. 듄의 키워드 '스파이스(spice)'

 

스파이스 멜란지멜란지 스파이스
스파이스 멜란지(Spice Melange)

 

스파이스 멜란지(Spice Melange) 혹은 멜란지나 스파이스로 불리는 이 가루는 우주에서 가장 비싼 물질입니다. 아라키스 행성의 사막에서만 나는 특수한 물질로, 주황색의 가루 같은 형태로 초암공사(C.H.O.A.M)의 손에 전 우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스파이스 섭취 시 효과는 수명 연장과 예지력입니다. 스파이스가 비싼 이유는 초광속 성간 여행을 안정하게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듄 세계관에서는 대가문들이 등장하고 이들은 행성 하나를 영지로 두는 가문을 일컫는데, 그들에게 스파이스는 우리에게 석유나 반도체처럼 필수적인 재료인 것입니다.

 

성간 여행은 우주 조합이라는 단체가 독점하고 있고, 그들은 오로지 스파이스로 얻은 예지력을 통해 안전한 항로를 찾고 미래를 보고 수많은 항로를 시뮬레이션 한 뒤 우주선이 장애물과 부딪히지 않는 길을 선별해 내 계산하는 것입니다.

 

석유나 반도체와의 차이점은 스파이스 자체가 연료 역할이나 엔진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스파이스가 오로지 아라키스 행성에서만 생성되면서 희소성은 더욱 강해지고 모든 인권의 중심이 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사구'를 뜻하는 소설 제목 듄(DUNE)도 결국 사막 행성의 아라키스를 가리키는 말이며, 따라서 이 소설을 정리하자면 스파이스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와 계략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스파이스를 지배하는 자가 우주를 지배한다."라는 문장이 이를 잘 나타냅니다.

 

스파이스를 지배하는 자가 우주를 지배한다.

 

 

영화 '듄(DUNE)' 파트 2 시작 직전에도 이 문구가 등장합니다. 또한 스파이스에 중독되면 눈이 파란색으로 변합니다. 그래서 아라키스 토착민인 프레멘은 눈이 전부 파랗습니다. 이처럼 스파이스는 환각제, 각성제, 향신료와 유사하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허버트가 '듄(DUNE)'을 지필 하던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LSD(마약)나 대마초의 환각 효과가 스파이스의 예지력과 유사하고, 능력을 개화한다는 점에서 각성제와 유사하며, 스파이스를 음식에 섞어 먹는다는 점에서 향신료와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스파이스의 모티브가 18세기 유럽 무역의 중심이었던 향신료이기도 합니다.

 

'듄' 파트 1의 이야기의 출발은 '칼라단'을 영지로 두고 있는 대가문 '아트레이데스'가 황제의 명으로 아라키스 행성을 영지로 얻으면서 시작됩니다. 황제의 전령이 그들을 찾아오고 레토 공작은 인장을 찍어 계약을 체결합니다.

 

당초 아라키스 행성의 스파이스 채굴 감독 권리는 '하코넨' 가문에게 있었는데 제국 황제의 명령으로 그걸 아트레이데스 가문에게 위임한 것입니다. '하코넨' 가문과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수백 년간 피를 교환한 불구대천의 원수 관계입니다.

 

하코넨가문이 아트레이데스 가문을 자주 등쳐 먹었다고 언급됩니다. 그런데 왜 황제는 스파이스의 노다지 행성인 아라키스의 채굴권을 하코넨에서 아트레이데스 가문에게 주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초암 공사를 알아야 합니다.

 

프레멘
아라키스 토착민 '프레멘'

 

아트레이데스 레토공작블라드미르 하코넨 남작
(좌)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레토 공작과 (우) '하코넨' 가문의 블라디미르 하코넨 남작

 

코리노, 아트레이데스, 하코넨 가문
듄의 주요 가문

 

 

    2. 스파이스 독점 공급 회사 '초암공사(C.H.O.A.M)' 

 

초암공사(C.H.O.A.M)라는 곳이 스파이스를 독점 공급합니다. 스파이스 최고 감독권을 하코네 가문이 갖고 있건, 아트레이데스 가문이 갖고 있건 반드시 이 회사를 통해 스파이스를 거래해야 합니다. 물론 이곳이 스파이스만 취급하는 것은 아닙니다.

 

통나무, 당나귀, 말, 소, 똥, 상어 등 우주 조합이 운반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취급합니다. 다만 가문들이 초암공사의 이익에 의존하고 있고 그 이익은 상당 부분 스파이스라는 물질 하나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초암 공사를 통하지 않고 스파이스를 거래하는 자들이 바로 밀수꾼입니다. 이러한 핵심 단체인 초암 공사는 회사이기 때문에 여러 가문들과 단체들이 주식처럼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제국 황제인 샤담 4세조차도 예외가 아니며, 소설에서는 황제와 그의 지지자들에 의해 과반수를 점거하고 있다고 언급됩니다. 따라서 아트레이데스 가문이 가문들 사이에서 덕망이 높아지면 초암공사의 지휘권이 황제에서 아트레이데스 가문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레토 공작이 감히 황제의 명령을 섣불리 거부하긴 힘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파이스까지 독점할 만큼 절대 권력은 아닌 것이죠. 게다가 황제가 실질적으로 두려워한 건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군사력이었습니다.

 

황제의 힘이, 그의 군대 '사다우카'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아트레이데스에게 리더십도 밀리고 군사력까지 밀린다면 황제는 불안해집니다. 그래서 샤담 4세는 단순히 시기, 질투심이 많은 늙은이라서 아트레이데스를 공격한 것이 아니고, 황제의 자리가 위태로워져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영화에서는 초암 공사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파트 1을 봐도 세력 균형이 잘 와닿지 않습니다. 그래서 초암 공사를 알고 있는 여러분에게 3대 세력을 짚어드리겠습니다.

 

초암공사샤담 4세
(좌) 초암공사(C.H.O.A.M), (우) 코리노 가문의 황제 '샤담 4세'

 

듄

 

 

(좌) 거니 할렉  (우) 던컨 아이다호

 

 

 

 

 

    3. 황실, 랜드스라드, 우주조합 - 듄의 3대 세력

 

듄의 3대 세력
듄의 3대 세력

 

 

듄에서 세력 균형을 세 개의 점으로 표현합니다. '황실' '랜드스라드(Landsraad)', '우주 조합'입니다. 먼저 황실은 '샤담 4세'가 황제로 즉위에 있는 '코리노 가문'입니다. 그들의 실질적인 파워는 제국 황제의 군대 '사다우카'로부터 나옵니다.

 

황제의 보조 부대와 '사다우카'군은 대가문의 전체 군대와 맞먹는 전투력을 가지고 있다고 묘사됩니다. 그래서 영화에서도 '아트레이데스' 군이 '하코넨' 군과 싸울 때는 잘 버티지만 '사다우카' 군이 등장하는 순간 낙엽처럼 쓰러집니다.

 

'랜드스라드 (Landsraad) '는 가문 연합을 뜻합니다. 대가문들이 속해 있고 가문 숫자에서 오는 투표권과 군사력으로 힘을 유지합니다.

 

'우주 조합'은 앞서 말한 것처럼 성간 여행을 독점해서 막대한 부를 쌓고 있습니다. 그들은 정신적, 신체적 훈련을 위해 설립된 고대학교가 출발이었고, 현재는 우주여행과 우주를 통한 수송 및 국제금융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사다우카우주조합
(좌) 사다우카  (우) 우주조합

 

 

그들은 독점권을 유지하는 만큼 얼굴도 드러내지 않고 비밀 유지도 철저히 하고 있어 조합의 대리인들조차 조합원을 만나지 못합니다. 그래서 '황제'나 '랜드스라드'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세 점 중 하나가 된 것입니다.

 

영화에서는 황제 대신 황제의 전령이 등장하고 우주 조합원 아트레이데스 가문이 이주할 때 '랜드스라드'는 언급만 됩니다.

 

영화 '듄' 파트 1은 이 3대 세력에 대한 설명 이 배제된 채 '아트레데스' 가문과 '하코넨' 가문, 프레맨, 베네 게세리트를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됩니다. 영화 러닝 타임을 생각해서 전략적으로 연출한 것이라 짐작됩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세 줄 요약을 해보자면

첫째, 아라키스에서만 생산되는 스파이스는 우주에서 가장 비싼 물질이다.

둘째, 우주 정치, 경제, 세력 균형의 세 점은 황실과 랜드스라드, 우주조합이다.

셋째, 그들의 권력은 스파이스에 따라 좌지우지된다.

 

 

이번엔, 아라키스 행성 내부 정치 구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4. 아라키스의 부족 '프레멘'

 

레토 공작도 황제의 본심을 압니다. 알면서도 혹여나 아들 '폴'이 공작이 되었을 때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싶어 황제의 명을 거역하지 않고 그대로 따릅니다. 그는 극한의 환경인 아라키스에 적응한 프레멘 부족을 '사막의 힘'이라 칭하며 그들에게 희망을 걸었습니다.

 

'아트레이디스' 가문은 해군력과 공군력이 뛰어난 가문인데, 프레멘 부족의 '사막의 힘'을 흡수한다면 더욱 강성해질 것이고, 스파이스 최고 감독권까지 가진다면 경제적으로도 강해질 수 있는 찬스였습니다. 그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하코넨'과 '사다우카'의 야간 공습에 몰락하고 맙니다. 황제의 사다우카 군대가 강력한 전투력을 가질 수 있는 건 그들이 양성되는 '살루사 세쿤더스(Salusa Secundus)'가 지옥 같은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로 험하냐면 훈련을 받다가 11살이 되기 전에 13명 중 6명 정도가 목숨을 잃는다고 합니다. 유아 시절부터 잔인한 행동을 일상적인 무기로 삼아 공포로 상대방을 약하게 만드는 법을 배웁니다.

 

그러나 '아라키스'도 '살루사 세쿤더스' 못지않게 극한의 환경을 자랑합니다. 물 한 점 없는 사막뿐이고 태양열도 너무 뜨거워서 온도에 따라 인부들이 작업을 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게다가 금속도 찢어버리는 강력한 모래 폭풍까지 있습니다.

 

그리고 필름북의 묘사에 따르면 프레멘 여자와 아이들은 남자 못지않게 폭력적이고 사나우며 '사막복'과 '주바 망토(Jubba Cloak)'를 직접 고안해 낼 만큼 지혜롭습니다. 그러니 레토 공작은 프레멘이 정말 든든한 아군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듄의 폴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레토 공작의 아들 '폴'

 

(좌) 프레멘 부족 (우) 프레멘의 '스틸가'

 

 

그의 예상은 적중했고 하코넨은 프레멘의 전체 인구수를 5만 명 정도로 예상했지만, 아트레이데스가 선발대로 보낸 던컨 아이다호의 보고에 따르면 프레멘의 인구수가 수백만 명에 달한다고 알립니다. 그리고 폴이 직접 본 그들은 공포의 대상인 '모래벌레'를 탈 것으로 타고 다니는 등 훨씬 더 인상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코넨과 황제의 계략에 아트레데스 가문이 멸망하고 폴과 첩 제시카는 사막으로 도망칩니다. 그리고 이방인인 폴이 프레멘에게 스며들 수 있었던 중요한 키 포인트가 바로 예언이었습니다. 그것들을 깔아놓은 건 '베네 게세리트'였습니다.

 

모레 벌레모레벌레
모래벌레

 

 

 

    5. 베네 게세리트 와 퀴사츠 해더락

 

프레멘들 사이에는 전설이 있습니다. '리산 알 가입(Lisan Al-Gaib)' 뜻은 '외계에서 온 목소리'로 메시아 전설에서 다른 행성 출신 예언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또한 프레멘은 '마디(Mahdi)'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그건 메시아 전설에서 '우리를 낙원으로 이끌어줄 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프레멘은 폴과 제시카가 아라키스에 등장하자마자 그들을 향해 '리산 알 가입(Lisan Al-Gaib)', '마디(Mahdi)'라고 외칩니다. 전설 중에 '베네 게세르트'의 아이인 지도자가 나타나서 자기들을 진정한 자유로 이끌어줄 거라는 예언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예언이 존재하는데 모든 게 폴과 부합합니다. 그럴 수 있었던 게 모든 것은 '베네 게세르트'가 뿌린 미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듄 세계관에서는 오직 여성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집단 '베네 게세리트'가 존재합니다.

 

그들은 고대 학파 중 가장 첫 번째로 생긴 학교이며, 두 번째가 앞서 말한 '우주 조합'입니다. 그들이 생겨난 이유가 대체 뭘까요? 과거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자유로워지기 위해 생각하는 기능을 기계에 넘겼습니다.

 

 

베네 게세리트
베네 게세리트

 

(좌) 베네 게세리트 레토 공작의 첩 '제시카'  (우) 베네 게세리트 데모  '가이우스 헬렌 모히암'

 

 

하지만 그건 기계를 가진 소수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노예로 삼는 결과를 낳았고, 사람들은 이에 저항해 반기계 운동을 일으키게 됩니다. 덕분에 '인간의 정신을 본뜬 기계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라는 문장이 탄생하고,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대신 인간의 정신과 육체 수련하는 방향으로 역사가 발전됩니다.

 

그래서 듄 세계관은 엄청난 미래 세계임에도 컴퓨터가 등장하지 않고 인간 컴퓨터인 멘타트(인간 컴퓨터)가 눈이 뒤집어진 채 반무아지경에 빠져 여러 정보를 빠르게 처리합니다. 그 결과 생겨난 수많은 학파 중 만 년간 명맥을 유지해 온 학파가 바로 '베네 게세리트'와 '우주 조합'입니다.

 

그만큼 두 학파가 역사가 깊고 우주, 정치, 경제의 뿌리를 깊게 내렸습니다. '우주 조합'이 수학에 관심을 가졌다면 '베네 게세리트'는 정치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베네 게세리트'의 목적은 인류가 멸망하지 않도록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입니다.

 

기계 때문에 인간이 한 번 사라질 뻔했으니 거기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생긴 그들은 '퀴사츠 해더락'이라 불리는 남자 '베네 기세리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베네 게세리트'들은 여자 선조들의 기억을 볼 수 있는데, '퀴사츠 해더락'은  남자와 여자 선조의 기억을 모두 볼 수 있고, 미래까지도 볼 수 있으니 모든 걸 알 수 있는 그가 인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줄 거라 믿는 것입니다.

 

그래서 '퀴사츠 해더락'의 의미도 차콥사 어로 '길을 단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결과 그들은 '퀴사츠 해더락'을 탄생시키기 위해 족보를 관리하고 교배도 그에 따라 인위적으로 진행합니다.

 

베네 게세리트는 거의 딸만 낳고 샤담 4세 황제가 딸만 있는 것도 그의 아내가 '베네 게세리트'로 임신한 자식의 성별을 조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레토 공작의 첩인 '제시카'는 남편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베네 게세리트'의 명령을 무시한 채 아들을 낳아버립니다.

 

레토 공작은 가문의 영향력을 생각해서 제시카를 첩으로 두고 누구든 아내로 맞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두는 한편, 제시카를 진심으로 사랑해서 그 외에 첩과 아내를 들이진 않습니다. 폴도 아버지와 닮아서 그런지 황제의 딸을 아내로 맞이해 황좌를 장악하려 하지만 훗날 '챠니'를 어머니처럼 첩으로 두려워해서 그녀에게 상처를 주게 됩니다.

 

챠니이룰란
(좌) 챠니  (우) 샤담 4세의 딸 이룰란 공주

 

 

그래서 '베네 게세리트' 학교의 상급 감독관이자 황제의 진실 감별사, 그리고 제시카의 스승인 데모 '가이우스 헬렌 모히암'이 아트레이데스를 찾아와 폴을 시험합니다. 제시카의 단독 행동에 화가 나지만 그를 지켜보겠다고 합니다.

 

'베네 게세리트'는 여러 능력을 가진 만능꾼이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여러 가문과 협업합니다. 행성에 보호 선교단을 보내 미신을 뿌려 훗날 그 행성에 도착할 '베네 게세리트'가 정치, 종교적으로 선동하기 쉽게 만들어 놓습니다.

 

'차콥사' 어나 '포타니 집' 어와 같이 고대 언어를 포함한 여러 언어에 통달해 있고, 경영 분야 훈련을 받아 비서 노릇도 합니다. 그리고 근육과 신경 통제력까지 훈련해서 지문 인식, 잠금장치를 지문을 변형시켜 열거나 임신한 태아의 성별까지 의도적으로 선택하고 체내에 들어온 독을 분해할 수도 있습니다.

 

'목소리'라는 능력으로 상대방을 조종할 수도 있으며, 관찰력이 뛰어나 상대의 신체 반응만으로 진실을 말하는지 판별할 수 있습니다. 여자라고 해서 약한 것도 아니며, 프레멘과 겨룰 만큼 전투력도 강합니다.

 

능력만 보면 '베네 게세리트'가 전 우주를 통일하고도 남았을 법한데, 경전의 말에 "나는 베네 게세리트이다. 나는 오로지 봉사하기 위해 존재한다."라는 말이 있는 만큼 수도원처럼 종교적인 절제와 엄격 규율을 중시합니다.

 

뛰어난 능력을 오로지 인류의 미래에만 걸고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고 살아가는 그들은 특정한 유전형질을 우성으로 확립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친척 간의 교배도 진행합니다. 베네 게세리트 중에는 자기 조상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고, 유전적 혈통은 그들의 문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까지 아라키스트 내부 정치 구조에 대해 요약해 보자면

첫째, 프레멘은 낙원을 원하고 그걸 이뤄줄 전설 속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다.

둘째, 베네 게세리트는 '퀴사츠 해더락'이라는 독자적인 목표, 메시아를 추구한다.

셋째, 프레멘의 전설은 베네 게세리트가 뿌린 미신이며, '폴'이 프레멘과 베네 게세르트의 메시아 후보이다.

 

 

    6. 아트레이데스 가문과 하코넨 가문

 

'하코넨' 가문은 짐승처럼 잔혹합니다. 생명을 죽이는 데 거리낌이 없고, 하코넨 남작의 조카 '라반'의 별명은 '짐승 같은 라반'입니다. 돈에 혈안이 되어 있어 스파이스 채굴에 프레멘을 눈엣가시로 여기며 탐욕적입니다.

 

반면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고결합니다. 레토 공작은 '사막의 힘'을 스파이스가 아닌 프레멘이라 언급했고, 수확기를 버려야 할 때도 인부를 살리는 걸 우선으로 할 만큼 인본주의적인 리더입니다.

 

이처럼 두 가문은 '짐승과 사람'처럼 대비됩니다. 그리고 인물들은 스파이스와 프레멘 중에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프레멘은 낙원을 원합니다.

 

페이드 로타페이드 로타
하코넨 가문의 '페이드 로타'

 

 

아라키스로 이주하기 전까지 '칼라단'을 다스리던 레토 공작은 그의 아들 폴에게 "칼라단에서는 바다와 하늘을 지배해야겠지만, 아라키스에선 사막의 힘이 필요하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을 정도로 칼라단은 물이 풍부한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프레멘은 스파이스와 사막이 아닌 식물이 무성하고 물이 있어 사람이 살기 좋은 '칼라단' 같은 행성을 원하는 반면, 하코넨을 포함한 외부인들은 아라키스가 영원히 사막이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모래벌레가 '스파이스'를 생산하고, 모래벌레는 물에 닿으면 죽기 때문입니다.

 

'스파이스'가 곧 경제권력의 핵심인데, 프레멘을 위해서 스파이스를 양보할 이유가 없습니다. 과거 생태학자는 아라키스를 테라포밍(Terraforming) 하기 위해 식물을 연구했으나 행성을 개간하던 도중 스파이스를 발견하고 그 연구를 멈췄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낙원이 아닌 스파이스를 원했습니다. 폴은 비록 가짜 미신 속 메시아이긴 하지만 황좌를 침탈해 '리에트 카인즈(프레멘을 이끄는 자로 아라키스에 주둔하는 생태학자)'에게 낙원을 약속합니다.

 

이외에도 메시아 폴이 가진 내적 갈등이 존재합니다. 겉보기엔 정의를 이끄는 것 같지만 종교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그 피해 숫자는 지구의 전체 인구수를 아득히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결국, 영화 <듄>의 서사는 돈과 스파이스를 원하는 하코넨과 외부인들과 사람 살기 좋은 낙원으로 만들려는 폴과 프레멘의 갈등이 됩니다.

 

칼라단칼라단
아라키스 행성과 달리 물이 풍부하고 기후가 온화한 '칼라단' 행성

 

 

 

<듄> 영화를 요약하자면

첫째, 스파이스를 생산하는 모래벌레가 물에 닿으면 죽는다.

둘째, 프레멘은 낙원을 원하고, 외부인들은 스파이스를 원한다.

셋째, 듄은 '스파이스'를 원하는 자와 '낙원'을 원하는 자들 간의 투쟁을 다룬 영화입니다.

 

 

 

'듄: 파트 2'는 2시간 46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의 대작입니다.  파트 1이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젊은 후계자 폴이 목숨을 건 고난을 겪는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면,  파트 2는 사막의 전사이자 '메시아'를 연상시키는 구세주로 자리매김하는 폴의 활약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 과정에서 배우 '티모시 샬라메'는 사막에서 삶을 함께한 '챠니'와의 사랑,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이기 위한 극한의 여정과 하코넨 가문과의 숙적 '페이드 로타'와의 격전, 황제와 딸과의 운명 등 거침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들로 흥미진진한 매력을 더 합니다. 이번 포스팅으로 듄의 세계관과 영화 듄: 파트 2를 좀 더 폭넓게 관람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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